산티아고 까지 이제 남은 거리는 38km.

기분 좋은 꿈을 꿀 수 있는 거리도 딱 그만큼밖에 남지 않았다.



산티아고까지 이제 30km.

이 표지석 옆에는 돌무덤이 있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죽은 순례자의 무덤.



'산티아고를 하루 앞두고 신에게 가다'

아마 살면서 마지막으로 두었던 목적이 산티아고 순례였을텐데 그 직전에 신자라면 최고의 영광인 하느님 곁으로 가는 길로 들어선 이 사람은 행복했을까 미련이 남았을까



여러가지 이유로 날씨만큼 마음이 무겁다.

여행기 정리를 해보니 이 날은 유독 사진을 안찍었다.

(물론 이 뒤에 앞이 안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져서 찍을수도 없었다.)





그리고 비가 엄청 쏟아지는데 방법이 없어서 맞고 걷다가 산타 이레네 바로 도망쳤다.

알베르게가 부활절 전이라 문을 안열어서 비 좀 그칠때까지 쉬었다.





다 끝나가는 마당에도 날씨가 이럴 수 있냐고 속으로 욕하면서 도착한 페드로소우.



갈리시아 지방 알베르게의 특징 중 하나가 저 캐릭터.
나름 귀엽게 생기긴 했다.



어제 만난 독일, 스페인 친구들에 이어 순례길 처음에 같이 있던 독일 아저씨까지 만났다.

얘네들은 내일 산티아고까지 간다고 한다.

스페인 단체 학생들도 그런다고 하고 다른 숙소에 한국 단체 관광객은 내일 모레 들어간다고 한다.


*한국 단체 여행객은 정말 최악이었다.

아무데나 쓰레기 버리고 담배피고 시끄럽고 중국인보다 더 하면 더 하지 절대 덜 하진 않았다.

밖에 나가서 쪽팔릴 행동 좀 안했으면 좋겠다.



밥 다 먹고 정리까지 하고 났는데 스페인 학생들이 분주하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서 걷고 산티아고 대성당 정오 미사에 참석하는게 목적이라는데 음...

(일단 알람은 일찍 맞춰두고 결국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서까지 고민했다)



알베르게 6유로

이동 중 음료, 3.70유로

저녁식사 재료비 4유로

13.70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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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제대로 뜨기 전이지만 스페인 학생들이 잠 다 깨워놔서 일어난김에 나도 출발.



얼마 안남은 카미노를 아쉬워하며 출발.



원래 철인3종 경기 선수였는데 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분이 저렇게 도장을 찍어주고 있다.

중세배경 영화나 드라마 보면 편지 밀봉하는 방식으로 저겋게 발바닥 도장 찍어주는데 문제는 매우 잘 깨짐.



카미노 데 산티아고 지역 협회라고 해야하나 각 동네별 지부라고 해야하나 그 명단.
이걸로 관광수입 꽤 짭잘하다고 하니 저렇게 달려들만 하긴 하다.


요렇게 생긴게 마을마다 있는데 오레오라고 부른다.

비가 많이 오고 습하기 날씨가 개판 그 자체인 갈리시아 지방에서 옥수수를 보관하는 창고라고



58km 남았으면 좋아해야 하는건데 아쉬움이 더 크다.



다시 메세타에 온 듯한 쨍~한 햇빛



얘네땜에 잠 깸



좀 쉬어가고 싶었는데 월요일 아침 이른 시간이라 다 문닫았다.

사진만 한장 찍고 다시 스타트



북부 대표 관광산업 답게 집에다 화살표를 새겼다.






진흙 같은거 근처도 안가는 도도한 도시남자 그 자체였는데 이제 진흙만 있으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간다.

아스팔트는 오래 걸으면 발에 불나는것 같고 무릎도 아프다. 



곤사르 마을 입구. 하지만 멜리데가 가까우니까 점심은 멜리데에서 먹을 예정.

뽈뽀 먹을거다. 

같이 걷던 매튜는 아일랜드 사람이라 이걸 못 먹는다.

애초에 문어나 오징어 먹는 애들이 유럽권엔 별로 없긴 하다만 문어요리 잘한다고 소문난 동네에서 굳이 피자를 먹을수는 없어서 따로 먹기로 했다.




멜리데 특산요리가 문어로 하는 뽈뽀.

문어요리 가게가 엄청나게 많다.

대놓고 문어 들고 호객행위를 하는데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애들 말고는 어지간하면 문어보고 다 기겁하고 도망간다.



비주얼은 이렇게 생겼는데 미친듯한 맛있음을 자랑한다.
꽤 자주 생각나는 맛.




멜리데도 꽤 큰 도시라 나중에 또 오면 여기서 하루 묵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부터 북부 순례길이 합쳐져서 순례객이 또 엄청나게 늘어난다.

난 비수기에 걸어서 상관 없었지만 일정 여유있고 사람 많아서 스트레스 안받으려면 여기서 하루 머무는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다.

조금 흐리긴 했지만 오늘 날씨 아직까지는 괜찮아서 출발했는데 그런 짓은 하지 말 걸 그랬다.



점점 심상치 않아보이는 구름정모.

대략 10km 정도 남았고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왔다.



비 안그쳤는데 여기서 잘 수는 없어서 40분 정도 쉬다가 나왔다.

걷다보니 비가 그쳐서 다행.

방수 카메라가 아니라 비올때 사진은 없는데 진짜 살벌하다.

웃긴게 페드로소우 다 도착하니까 벤치가 거의 말라있다.

여긴 비 미친듯이 오는 곳을 걸을때 이미 비 그쳤다는 소리.



이제 완전한 봄이다.

메세타에서도 벚꽃은 봤지만 북부 갈리시아에서 꽃을 보니 계절이 바뀐걸 실감한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출발했는데 봄이다.




비만 안왔으면 그렇게 힘든 코스는 아니었는데 힘들게 왔다.

이제 이틀 지나면 산티아고 도착한다.


북쪽길을 걷던 독일, 스페인 파티와 여기서부터 같이 다녔다.

매튜는 내성적인 편이고 여기서부터는 자기 혼자 가면서 여행 정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따로 가기로 했다.

여기는 또 특이하게 주방에 식기가 있어서 라파엘이라는 스페인 친구가 스페인식 요리를 해주겠다고 해서

다 같이 재료를 사와서 음식 해먹었다.





아침식사 + 물 5.80 유로

점심식사 9.20 유로

커피 3유로 ( 총 3잔)

이동 중 음료 2.50 유로

마트 4.12유로

총 22.62유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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